[문학 답사] 종로에 위치한 한옥 도서관, 청주문학도서관
청주문학도서관
청주문학도서관은 종로문화재단에서 윤동주문학관, 무계원 등과 함께 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관 중 하나이다. 최초의 한옥 공공도서관이자 종로구의 작은도서관이다. 시인의 언덕에서 가까이 위치한 도서관인데 네이버와 다음 지도가 빙 돌아가는 경로를 제시하여 준 덕분에 동네 탐방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청운문학도서관은 내리막길의 샛길에 위치하여 처음 찾아가는 사람들은 혼란을 겪을 법하다.
이 도서관을 답사지 중 하나로 선택하게 된 것은 문학 답사라는 주제에도 해당하지만 문헌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특색 있는 도서관을 방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은 도서관은 2000년대 들어서 생겨난 형태로 말 그대로 규모도 시설도 작지만 주민들의 생활권에 위치한 도서관을 말한다. 이곳은 내가 작은도서관 중 처음 방문한 곳이다. 장서를 많이 수집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주제 분야를 선택해서 장서를 수집한다. 청주문학도서관은 ‘문학’분야를 택한 도서관으로, 들어가 보니 800(문학)과 900(역사)로만 분류되어 있었다.
나는 작은도서관이라는 도서관 형태가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했다. 일단, 시립이든 구립이든 한정되어 있는 예산을 작은도서관 수만큼 쪼개어 사용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도서관들을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 낸다. 또한, 정사서를 배치하지 않거나 적은 인원의 계약직 사서, 자원봉사 위주로 운영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접 방문하여 보니 기능지역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논문에 따르면 각 도시 중앙도서관의 봉사권역 설정은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등록자분포가 약 80%인 반경 2.5Km-3Km가 적정하다고 하였다. 1 종로구 청운동만 하더라도 작은도서관을 제외한 공공도서관 중 가장 가까운 정독도서관까지 3.64km를 가야했다. 이는 버스로 약 30분을 가야 하는 거리이다. 작은도서관이 동네 곳곳에 있지 않았더라면 각 지역 도서관의 봉사권역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공공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청주문학도서관은 인문학 강연, 문학창작교실 등 다양한 문학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이외에도 한옥도서관으로써의 특색을 살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작가를 대상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한옥에서 작품구상과 집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창작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요즘 SNS 등에서 누군가가 자작시를 올리면 ‘오글거린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을 보았다. 창작 활동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시 짓기와 같은 문학 활동이 일상생활에 더욱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임호균, 공공도서관 봉사권역에 관한 연구 – 지역중앙관을 중심으로 -, 디자인융복합연구, 12권 5호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