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하루

콜센터 / 고객센터 알바 후기

작은제 2016. 11. 26. 12:00

먼저콜센터를 알바로 생각하시는 분이나 취업을 생각하시는 분들

제가 이 후기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콜센터 일은 되도록 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016년 4~8월 중소기업 고객센터(콜센터후기

 

1.콜센터의 업무량

 

 제가 맡았던 업무는 월~ 9시부터 6(토요일은 2)까지 걸려온 전화를 받아 고객응대를 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모든 콜센터 직원이 전화를 받고 있어서 전화 연결을 하지 못한 고객 즉, 부재중 전화도 일일이 찾아서 거는 업무도 있었습니다. 또한, 동시에 1:1문의게시판에 남긴 글들에 응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콜센터의 하루 평균 통화량은 1인당 200건 정도입니다. 업무량이 어떤지 감이 오시나요? 전화를 받고 있으면 제 컴퓨터 화면에 제가 받지 못한 전화들이 쌓이는 데 한 건을 받으면 3~4건 정도가 금방 쌓입니다. 제일 바쁜 9시, 1시, 5~6시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릅니다. 전화를 내려놓은 동시에 다시 전화가 울리고 그동안에 부재중 전화는 쌓이고 악순환의 반복이죠. 어쨌든 부재중 전화도 다시 걸어야 하거든요.


 평균 통화량은 2~3분 정도입니다. 익숙한 문제라면 금방 해결해드릴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회원 가입, 탈퇴라던가 환불, 교환, 취소, 주소 변경 등은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컴퓨터 문제가 참으로 복잡합니다. 모든 컴퓨터에서 되는데 한 고객의 컴퓨터에서만 안 될 때도 있고 5~6가지 방법을 시도해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통화가 길어집니다. 또한,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이 꽤 많으셔서 제어판이나 인터넷 브라우저를 여시지 못하는 분들의 경우 통화시간이 20분이 넘기도 합니다. 만약, 콜센터에 취직하시려는 분이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분이면 상당히 힘드실 거 에요. 물론 어느 고객센터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이 회사는 원격지원 서비스도 하고 있으나 콜센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 뒤에 넘기라고 합니다. 그 원격지원서비스 하는 직원은 고작 2명이었어요. 하루 200통 넘게 받아야 하는데 한 명에게 20분을 쏟고 있으면 마음도 조급합니다. , 그렇다고 하루 몇 명 이상 받으라는 말은 없었어요. 다만 콜센터 직원 각자가 몇 건을 응대했는지를 전 직원이 볼 수 있었습니다. 평균 통화량이 몇 분이고, 게시판에 몇 건이나 응답 했는지 모두요. 이게 압박감이 상당했습니다.

 

 

2.진상


 저는 알바를 여러 개 해보았고 2년 넘게 한 것도 있습니다앞서 포스팅했던 마트알바를 비롯하여 서비스직 알바도 해보았습니다저는 확실하게 콜센터 일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제가 4개월 동안 콜센터에 일하면서 2개월은 투잡을 뛰었는데요. 차라리 투잡을 뛰는 게 콜센터 하나만 하는 것보다 나았습니다. 심적으로요. 업무량도 업무량이지만 진상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일했던 곳은 중소기업의 고객센터입니다이 업종에서 일하는 기업이 많지 않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인지나 사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다만대학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업체로 콜센터의 고객은 대학생 그리고 대학 졸업자학점은행, 학원을 포함한 각종 교육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입니다, 학교 교육과정 말고 별도의 공부를 하신 분들이라면 이 회사의 고객대상입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 모두 포함됩니다. 저는 4개월 동안 만날 수 있는 진상의 종류는 모두 만난 것 같아요.


 하루에 욕 한마디씩 듣는 것은 기본입니다. 이미 전화를 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은 화가 나있고 그걸 아무렇지도않게 콜센터 직원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그냥 욕 한 두마디 하시는 분들은 하도 많아서 기억도 안납니다. 기억나는 진상 몇 명을 얘기하자면, 어떤 분은 전화가 걸리자마자 씨발!!! 이라고 외치더니 쌍욕을 퍼부우시더군요. 전화 연결이 오래 걸린 게 화가 나셨는지 온갖 쌍욕을 하는데 중간 중간에 저한테 하는 말이 아니랍니다. 그냥 자기가 화나서 말해야 겠으니 끊지 말고 들으라 하더군요. 그리고 중간에 듣고 있는지 확인도 하고요.


 어떤 할아버지는 저희가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 전화를 거셨습니다. 잘못 전화를 거신거여서 제대로된 전화번호를 알려드렸더니 '나이 먹은 할아버지가 쪽팔리게 이런 거나 묻고 다니는데 좀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빨리 해결해줘요. 해결 될 때까지 안 끊을 겁니다.'라고 영업방해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같은 회사도 아니고 지역도 달라서 전화를 돌리지도 못하는데 돌려달라는 사람도 많고. 아, '너 말고 다른 사람 바꿔'라고 말한다거나. 


 한 여성분은 본인을 인증할 수단이 없어서 서비스 이용이 안되는 상황에서 '언니도 꼭 저같이 고통받으세요. 저처럼 여러 곳 전화하고 전화비 많이 나오고 그래도 안되는 경험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제발 제발 꼭하세요' 이렇게 말하셨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이분은 문의 게시판에도 여러 글 많이 남기셨죠. 


 물론, 친절하셨던 분들도 있습니다. 문제가 잘 해결되면 감사 인사 해주시거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고 말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정말로 그런 말을 해주시면 하루 버틸 힘이 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기력하게 보냈어요. 일한지 3개월이 넘었을 때 저는 언제부턴가 호흡이 제대로 안되더군요. 전화를 받을 땐 수화기로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용히 숨쉬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그렇게 숨이 안쉬어지고 의식적으로 호흡을 해야 간신히 호흡이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들숨이 1이라면 0.3정도만 들이마쉬는 느낌? 허리를 피거나 옷을 조정해도 똑같았어요. 일을 그만두고 며칠 지나자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3.업무 교육

 

 업무 교육은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부분은 콜센터나 고객센터보다 특정 중소기업에 대한 불만입니다. 콜센터 일을 맡게 되면 그 회사와 상품 전반에 대해서 이해하고 대처방안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저는 특정 매뉴얼이 있는 줄 알았으나 제가 콜센터 첫날 배웠던 것은 주변에 전화 받으시는 분들이 어떻게 하는지 들으라는 것과 회사 홈페이지 공지와 고객센터에 나와 있는 글을 모두 읽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회사의 홈페이지는 규정과 대처방안이 바뀐 것을 수정하지 않았던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문의 게시판은 카테고리 범위가 매우 넓어 중구난방이었습니다누군가 업무 교육을 시켜주거나 매뉴얼을 주지 않아서 홈페이지 글을 하나하나 읽어서 업무를 파악했습니다업무 파악을 하면서 궁금한 점이 매우 많았으나 콜센터 직원은 5명도 채 안 되는 소수인원이었습니다. 콜센터 직원들은 제게 업무 교육시킬 시간도 없던 것이죠.


 웃긴 게 이러고 다음날 바로 전화에 투입됐습니다. 대처 방안을 모르면 무슨 문제인지 적어서 다른 사람한테 넘기라는 것이죠. 하루 홈페이지 분석하고 다음날 직원들과 똑같이 업무하라니 멘붕이 왔습니다. 그리고 한 달을 채 일하지 않았는데 회사 단체 행사 때문에 전직원이 회사를 비우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와 개발자 한 명을 두고 가더군요. 콜센터 전화는 그대로 받으라고. 그날 전화가 500통이 넘었었는데 진짜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습니다.


 제가 그만 둘 때는 알바가 아니라 직원으로 일하지 않겠냐고 사람들이 붙잡았는데 단호하게 뿌리치고 나왔습니다. 


어차피 최저 시급이라면 여러분들은 더 나은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걱정 많았던 수면 위내시경 후기  (2) 2016.12.21
돈이 뭐라고  (0) 2016.12.05
휴먼 라이브러리, 사람책을 아시나요?  (0) 2016.11.25
[8주차] 마트 알바 후기  (0) 2016.11.24
[4주차] 마트 알바 후기  (0) 2016.11.23
댓글